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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가>

광장은광장답게 | 2016.12.29 23:48 | 조회 1957 | 공감 12 | 비공감 6
한 페친님이 쓴 글이 인상깊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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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친이 있다.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지난 10년 간 대선에서 그녀와 내가 각자 다른 후보를 찍었던 적은 없으리라 짐작한다. 그녀가 얼마전에 이런 글을 남겼다. ‘촛불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구호를 들지 말라’ 판결이 잘못된 걸 안다는 언급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토론이다. 그 이유는 이 글 마무리에 적겠다.

‘촛불에 편승했다?’

‘촛불이라는 공간이 열리니 편승하는거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지적하였다. 그래서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잔치가 무르익고서 뒤늦게 찾아온, 그것도 초대받지 못한 방문객’이란 뉘앙스로 나에게 읽혔다. 그런데 그들은 사건 당시부터 줄곧 외쳐왔다. 지난 해에도 그랬으며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큰 목소리에 묻혀서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광장에서 그들은 늘 있었고, 늘 호소했다.

지난 해 민중총궐기, 거기서 그들을 보았다. 파란 비옷을 입고 현수막 대여섯 개를 들고서 행진 끄트머리에 있었다. ‘아, 그렇지.’ 그리곤 금새 잊어버렸다. 며칠 뒤 국무회의, 박근혜가 민중총궐기에서 석방 주장이 나왔다며 노발대발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뒤늦게 찾아왔다는 건 팩트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편승은 상당히 악의적인 비틀기가 아닐까.

‘때가 아니다?’

‘지금은 탄핵을 시키는데 집중하자’고 하였다. 그러면서 억울한건 알지만 때를 좀 기다리라는 당부를 하였다. ‘억울하다’는건 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 죄도 없이 멀쩡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난 그 고통을 짐작이라도 해보았을까. 낙인이 찍혀서 따돌림 당하고 배제 당하는 아픔을 겪어본 적은 있을까. 실은 나로서도 잘 가늠이 안 된다.

벌써 4년이다. 아파서 외치고 있는 사람에게 ‘아직 때가 아니라’는 충고는 과연 진정성이 있을까. 아픈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어도 무방하다는 ‘그 때’는 과연 언제 올까. 아니, 그런 적이 있기는 하였을까. 관념 속에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존재할 수가 없다. 억울한건 다 안다고 했다. ‘억울함’에 대한 공감이 과연 충분한건지는 솔직히 의문스럽다.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가

‘가만히 있으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말이다. 한없이 미안하게, 또 한없이 분노하게 한다. ‘가만히 있으라’는건 ‘행동하지 말라’, ‘순응하라’는 의미다. 선악의 이분법에 기대자면 악인의 언어다. 다소 거창한지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는 친일모리배들의 언어, 독재권력의 언어였다. 현재적으로는 오늘의 일상에서도 종종 마주한다. 특히 넓은 의미로서 다양한 소수자들의 경우는 더욱 익숙할 것이다.

페친의 글을 읽으며 ‘가만히 있으라’는 과연 악인에게만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나와 그녀같은 선한 사람들의 내면에도 ‘가만히 있으라’가 있는 듯 하다. ‘유성기업’ 노조는 기다려라, ‘핵발전소 반대’는 촛불에 편승말라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걸 보면 더구나 특정 대상에게만 그런 것 같다. 백 보 양보하여 때가 이르고, 촛불에 편승했다고 할지언정 ‘가만히 있으라’는 건 온당하지 않다.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폭력’에 다름아니다.

극장인가, 광장인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촛불이 모이고 또 모여서 광장을 열었다. “수백만이 촛불을 들었기에 수백만의 요구가 나오는건 자연스럽다”는 퇴진행동 관계자의 발언에 나는 수긍이 간다. 입장권이 따로 있고, 출연진 컷오프가 따로 있는 극장이 아니라 광장이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을 둘러싼 논쟁은 광장으로남아 있을지, 극장으로 후퇴할지를 우리 스스로 토론하는 의의가 있다고 본다.

또 다른 페친이 공유한 내용을 보니 2주일만에 2만 명이 넘게 석방서명에 동참했다고 한다. 광장은 광장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다행스럽다. 생각이 다르다고 감옥에 둘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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